나의 관심과 흔적들...

아름다운 영상...

Love Letter

Romance_y_ 2012. 4. 9. 19:14

 

 

감독 | 이와이 슈운지
출연 | 나카야마 미호(와타나베 히로코/후지이 이츠키 1인 2역), 사카이 미키(소녀 이츠키 역),
카시와바라 타카시(소년 이츠키 역), 토요카와 에츠시(아키바 시게루 역)

 

아츠키(남)의 추도식

러브레터의 배경이 되는 계절은 겨울이다. 

 

 히로코와 이츠키의 첫 교신

추모식에서 이츠키(남)의 어머니를 만나 함께 이츠키(남)의 집으로 간 히로코는 이츠키(남)의

중학교 졸업 앨범에서 옛 주소를 발견한다.

이츠키(남)의 어머니로부터 그 집이 사라지고 지금은 국도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히로코는 그 주소로, 이츠키(남)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띄운다. 그가 편지를 받아볼 리 없다.

 

히로코는 새로운 연인 아키바에게 말한다. 

받아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보낸거야. 천국으로 보낸거라구..

 

그런데 히로코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장이 난데없이 날아온다. 히로코는 천국에서 보내온 편지라고 믿고 싶어한다.

반면, 히로코의 현재 애인 아키바는 히로코의 가슴 속에서 이츠키(남)를 몰아내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마침내 그 편지를 보낸 인물의 정체를 알아낸다.

 

히로코와 아키바의 관계 

아키바는 죽은 이츠키의 선배이며, 이츠키가 산악 조난사고를 당한 날에도 함께 등반하였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다. 

사실 히로코를 먼저 안 것도 아키바였다. 아키바가 이츠키(남)와 히로코를 만나게 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평소 여자한테  전혀 관심도 없던 이츠키(남)가 히로코에게 첫눈에 반하여 저돌적으로 대쉬함으로써 히로코의 사랑을 얻어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아키바는 히로코에 대한 감정을 접어버렸다.

 

 이츠키를 직접 찾아간 히로코

영화에는 외모가 같은 두 여자(히로코와 여자 이츠키의 1인 2역)라는 설정과 함께 이름이 같은 남녀(남녀 이츠키)라는 상황 등 '밀고 당기는' 구조로 가득 차 있다. .

 

히로코는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이츠키(여)에게 이츠키(남)에 대한 추억을 자신에게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이츠키(여)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후지이 이츠키(남)’와의 중학교 3년간을 반추하며, ‘동명이인’을 혼동한 히로코의 실수로 잘못 전달된 한 장의 편지로 인해, 한 남자에 대한 추억 여행에 빠져든다.

 

편지로 이어졌던 두 사람은 오해로 인해 멀어지게 된다. 결국 히로코는 아키바와 함께 이츠키(여)를 찾아간다. 집 앞에서 이츠키(여)를 기다리던 히로코는 자신의 애인(남자 이츠키)과 이름이 같아 비롯된 그간의 오해에 대해 사과의 편지를 남기고돌아선다.

 

고베에 돌아온 히로코는 죽은 이츠키(남)가 중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소녀 이츠키와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좋아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지만 히로코는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고, 이츠키(여)에게 이츠키(연인)의 소년 시절에 관한 추억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히로코가 이츠키(여)에게 동창생 이츠키(남)의 기억을 나눠달라고 하면서 그녀에게 폴라로이드 즉석카메라를 보내온다.

 

이츠키(여)는 같은 반이었던 3년 동안 줄곧 이름으로 인해 벌어진 이츠키(남)와의 추억담을 히로코에게 들려주면서 하나둘 기억을 되살려낸다. 

이츠키(여)는 영화 초반부에서 히로코에게, 이츠키(남)와는 그저 좋지 않은 기억 뿐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 어린 시절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점점 그 시절 자신이 이츠키(남)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기억을 고스란히 편지에 담아 고베에 살고 있는 히로코에게 전해준다.

이츠키의 과거 회상 (도서관)

이츠키(남)와 이츠키(여)의 과거 회상의 가장 중점이 되는 장소는 도서관이다. 둘의 인연의 시작점이 된 장소이며, 풋풋한 감정들을 중심으로 둘의 관계를 풀어나간 곳이다.

이츠키(남)를 휘감은 교실 창가의 커튼 자락이 저만치서 펄럭이는 장면이 나온다. 커텐에 가려졌다 나타났다 하면서 여자 이츠키(여)의 눈에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장면은 아마도 여자 이츠키(여)의 기억 속 편린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츠키의 과거 회상 (자전거)

 

 

 

두명의 이츠키의 관계에 있어 먼저 마음을 보여주는 쪽은 남자 이츠키다. 어두운 배경에서 둘만을 비추고 있는 조명, 그 상황에서 단순히 시험지가 바뀐 것만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끌어가면서 하나 하나 답을 맞춰보는 이츠키(남)를 통해 모처럼 가지게 된 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 싶어하는 심리를 읽을 수 있다.

이츠키(남)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츠키(여)에게 봉투를 씌워 골탕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둘의 관계는 점점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츠키의 과거 회상(3) (사진기)

자전거가 이츠키(남)의 마음을 대변하는 매개체였다면, 사진기는 이츠키(여)의 마음을 대변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발을 다치고 제 멋대로 경기에 출전한 남자 이츠키를 바라보는 모습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여자 이츠키가 자기도 모르게 셔터를 눌러 버리는 것의 의미를 통해 여자 이츠키가 의도하지 않게 새로운 감정이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 이츠키가 조난당한 산에서 히로코가 외치는 장면

옛 사랑을 회상하는 기억의 교차점에 삶과 죽음의 교차점이 맞물려 있다. 이츠키(여)가 아빠처럼 폐렴에 걸려 죽을 뻔하게 되는 바로 그때, 히로코는 옛 애인이 죽은 산을 찾아간다. 산에다 대고 죽은 애인을 부르는 히로코.

 

おげんきですか?

わたしはげんきです.

 

이 말이 산에 메아리치는 그 공간만큼 히로코의 아픔은 크다. 흔한 인사말인데, 어마어마한 감정의 증폭을 일으킨다. 지금은 없는 존재에 대한 사랑을 애타게 부르는 말이 되었기에 그럴 것이다.

 

죽은 애인 이츠키를 오래토록 잊지못하던 히로코는 이츠키(여)와 편지를 나누며 마침내 그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이때 1인 2역의 연기로, 한 쪽에선 떠나보내고 다른 쪽에선 맞이하는 과정을 한 몸에 담아낸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을 잊어야 하는 히로코의 아픔. 잊혀진 사랑의 추억을 되살리는 이츠키(여)의 기쁨을 동시에 표현해내는 것이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이츠키 (영화의 마지막)

소년 이츠키는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의 도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는 장난을 즐기는데 남자 이츠키가 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여자 이츠키의 이름을 적었던 것이다. 이츠키(여)는 자신의 학교 도서관 후배들이 찾아와서 전해준 독서 카드의 뒷면에 그려져있는 자신의 그림을 발견하고는 그런 사실들을 깨달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남자 이츠키는 후에 미술선생이 되었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이츠키(여)는 자신의 첫사랑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이츠키(남)가 자기한테 찾아와서 대신 반납해 달라던 그 책의 대출표 도서카드에는 이츠키(남)의 첫사랑이었던 자신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그 사랑을 잊지만, 누군가는 그 사랑을 되새긴다.

 

히로코는 드디어 옛 애인의 기억을 잊으려 한다. 그리하여 히로코는 이츠키(여)한테 그동안 주고받았던 편지를 모두 고스란히 돌려주면서, "그는 나의 연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당신의 기억입니다. 당신의 것이므로, 모두 돌려드립니다."라고 쓴다.

 

이렇게 과거의 잃어버렸던 기억과 추억, 시간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과 함께 돌아왔다.

여자 이츠키도 이러한 사실을 히로코에게 알려주기 위해 편지를 쓴다.

"하지만,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Dirty Dancing  (0) 2012.04.12
시월애  (0) 2012.04.12
Snow Falling On Cedars  (0) 2012.04.12
클래식  (0) 2012.04.09
Billy Elliot  (0) 201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