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과 흔적들...

아름다운 음악...

Schubert Symphony No.8 in B minor, D.759 'Unfinished'

Romance_y_ 2017. 10. 2. 20:56

<이 곡은 양식적으로는 분명히 미완성이지만, 결코 미완성은 아니다. 2개의 악장은 어느 것이나 내용이 충실하고, 그 아름다운 선율은 모든 사람의 영혼을 끝없는 사랑으로써 휘어잡기 때문에, 그 어떤 사람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온화하고 친근한 사랑의 말로써 다정히 속삭인다. 이 처럼 대중적 매력을 지닌 교향곡을 나는 일찍이 들은 적이 없다>

- 브람스 -

 

<8-미완성>은 슈베르트가 25세 때인 182210월에 작곡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그 악보는 시타이어마크 음악협회 명예회원이 된 사례로서 그 협회 임원인 알젤름 휘텐브레너(Anselm Huttenbrener) 앞으로 부쳐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교향곡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선의로 해석하면 그 때 휘텐브레느 앞으로 부쳐진 작품이 교향곡이라고는 하지만 2악장 밖에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악장이 부쳐질 것을 기다리는 동안에 잊혀진 모양 같다. 어쨌든 그로부터 6년 후인 1828년에 슈베르트는 이 곡의 연주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채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슈베르트의 사후에 그의 예술에 대한 존경심이 높아짐에 따라, 그의 작품을  널리 찾게 되었고, 비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요한 헬베크가 휘텐브레너의 집에서 이 악보를 찾아냈다. 그것이 18655월의 일이다. 그 해 1217일에 비인 악우협회 연주회에서 초연되었다. 실로 슈베르트가 죽은지 37, 곡이 작곡된지 43년만이었다.

 

그날밤 연주회에 참석했던 평론가 한슬리크(E. Hanslick; 18251904)는 이렇게 말했다.

<알레그로의 악장이 시작되고, 서주 뒤에 바이올린의 조용한 선율에 곁들여서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감미로운 노래를 연주하자, 객석의 사람들은 저마다 -슈베르트다!-하고 속삭였다. b 단조로 씌어진 슬픈 노래, 첼로가 켜는 주제, 그리고 렌틀러 무곡의 유연한 물결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가자, 청중들의 가슴에는 마치 슈베르트가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서 우리들 사이에 끼여 서 있는 듯한 기쁨에 충만되는 것이었다.>

 

또 명지휘자 바인가르트너(F. Weingartner)의 표현을 빌린다면, <마치 지하의 세계에서 솟아나듯이.....> 슈베르트의 선율이 이 세상에 흘러나온 것이다. 그 가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이 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고, 애절한 사랑과 결부되어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곡이 <미완성>이라고 불리는 원래의 이유는, 보통 교향곡은 대개 4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 곡에는 2개 밖에 없어서 양식적으로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 3악장은 9소절까지 만들어져 있고, 피아노에 의한 스케치도 남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당초에 슈베르트는 이 교향곡을 4악장의 구성으로 잡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그가 2악장까지만 쓰고는 펜을 던져 버렸을까?

이 수수께끼를 풀 만한 결정적 자료는 아직 하나도 없다. 슈베르트는 심한 건망증이 있었기 때문에, 도중까지 쓰고는 잊어버렸으리라는 설도 있고, 또 제 1악장부터 쓰다가 만 제 3악장까지 모두 홀수 박자로 썼기 때문에 뒤가 막혀서 중지했으리라는 설도 있다. 그럴듯한 주장들이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슈베르트는 이 2개의 악장에서 이미 할 말은 다 했기 때문에 천재다운 직감으로 펜을 놓아 버렸으리라는 설이다.

 

이 교향곡은 제1, 2악장이 공통된 모티브로 씌어졌고, 또 극히 서정성이 강하다는 데에 교향곡 역사상의 특성을 찾아 볼 만하다.

 

1 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극히 단순한 소나타 형식으로 씌어졌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엄숙하고도 암시적인 선율의 서주를 연주하면, 이윽고 바이올린의 가느다란 움직임에 실려서 목관악기가 슬픈 노래를 연주하고, 첼로가 제 2주제를 켠다. 이 두 주제에서 곡은 비극적인 부풀음을 보인다.

 

2 악장 안단테 콘 모토: 불규칙한 3부형식의 구성을 갖는 서정적(抒情的) 가요악장(歌謠樂章)이다. 전체적으로 로맨틱한 시정(詩情)이 넘쳐 흐른다. 특히 풍요한 하모니와 전조(轉調)의 흥미는 각별하다. 바인가르트너는 <슈베르트는 이 곡으로써 이미 영원한 안식(安息)에로의 여행길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고 말하고 있다. 분명히 이 제 2악장은 천사의 꽃밭을 느끼게 하는 정서로 충만하다. 양식적으로는 미완성이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완성된 교향곡, 여기에 이 곡의 불멸(不滅)의 생명이 있다.

 

 

 

 
메모31년의 그의 삶은 가난하고 불우했을지 몰라도 그 영혼은 그 누구보다 맑고 순수했을것이다. 그가 남긴 아름다운 음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