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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파친코 - 이민진

Romance_y_ 2024. 11. 30. 13:05

한국계 1.5세인 미국 작가 이민진의 장편소설 

내국인이면서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처절한 생애를 깊이 있는 필체로 담아낸 작품으로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4대에 걸친 핏줄의 역사를 탄생시켰다.

 

언청이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바른 훈이와 가난한 처녀 양진은 딸 선자를 낳고 부산 영도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간다. 

선자는 고한수라는 멋진 사업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정체를 알수 없는 돈많은 사람이었고 일본에 이미 부인과 딸 셋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선자는 단호히 이별을 고하지만 이미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기적과도 같이 엄마와 같이 운영하던 하숙집에 찾아온 백이삭 목사는 그녀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같이 일본으로 떠난다. 일본에서 백이삭의 형 부부를 만나고 이들은 운명공동체가 된다.

 

첫아들 노아 그리고 둘째 모자수를 낳고 잠시나마 행복이 찾아오나 하는 순간, 백이삭 목사가 투옥되고 이들은 다시 고통속으로 들어간다. 살기 위해 선자와 경희는 김치장사를 시작하고 아들들을 최선을 다해 돌본다. 마침내 돌아온 남편은 모진 고문과 핍박으로 얼마 안가 생을 마감한다.

 

고한수의 아들 노아는 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해 명문 와세다에 입학하게 되는데, 어쩔수 없이 생부 고한수의 도움을 받는다. 백이삭의 아들 모자수는 학업에는 관심이 없으나 건장한 외모와 성실함으로 파친코 사업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책임자 급으로 승진한다.

노아는 조선인이라는 출신만으로도 고통으로 살았는데 거기에 더해 고귀한 영혼을 가진 존경하던 백이삭이 친부가 아니라 야쿠자인 고한수가 생부임을 알고 학교를 그만두고 자취를 감춰버린다. 노아는 일본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는다. 수소문 끝에 찾아온 엄마와 짧은 재회 후 그는 자살한다. 이부분이 가장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는데, 그렇게 도망치고 싶던 자신의 출신배경, 그 때문에 고통속에 살았던 날들을 떠올리며 부인과 자식에게 그 고통을 안겨주기 싫어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든다.

 

모자수는 가난하고 불우하게 자란 유미와 결혼을 하고 아들 솔로몬을 낳는다. 유미는 차별받지 않으며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미국에 가는것이 소원이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일찍 생을 마감한다. 솔로몬은 미국에 유학도 가고 훌륭하게 자라 귀국 후 일본 은행에 취직하게 되는데, 거기서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이용과 차별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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