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태음력으로 3월에, 귀신이 잘 모른다는 윤달이 들어있는 해입니다.
물론 다 아시는 대로 달이 지구를 돌 때, 하루나 일년의 약수로 딱 나눠 떨어
지지 않아서 윤달이 생기지요.
그런데 태음력은 태양력처럼 적당히 꿰어 맞춘 달력이 아니라, 정밀한 측정을
바탕에 두고 복잡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체계적인 달력입니다.
태음력은 천문대에서의 정확한 측정과 계산에 의해, 합삭(合朔)이 있는 날, 즉
달이 해와 지구 사이에 들어가 일직선을 이루는 날을 초하루(1일)로 하지요.
그런데 삭망월(朔望月) 즉 합삭에서 다음 합삭까지의 평균시간이 하루의 정수
배가 아니라 어중간한 숫자인 29.530588일이라는 시간입니다.
이걸 12달로 합하면 354.3670581일이 되어, 태양의 주기와 약 11일 차이가
발생하지요.
이 11일의 차이가 쌓이면 달력과 계절의 변화가 맞아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계절의 변화와 맞추려고, 태양의 고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12절기와
12중기 라는 걸 만들어 내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규칙을 만들었지요.
더러 무식한 사람들이 24절기를 양력에서 차용했다고 하는데,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그 중에서 매 달의 이름을 정하는 규칙을 보면, 각 삭망월 기간 내에
들어있는 12 중기의 이름에 따라 달의 이름을 정하도록 한 것이 있지요.
예를 들면 우수가 들어있는 달은 정월로 하고, 춘분이 들어 있으면 2월, 곡우
가 들어가면 3월, 소만은 4월, 하지는 5월, 대서는 6월 등등입니다.
그런데, 24 절기와 삭망월의 주기가 약간 다르므로, 어떤 삭망월에는 12 중기
의 어느 것도 들어가는 않는 달이 생기게 됩니다.
이걸 무중월(無中月) 즉 중기(中氣: 우수 춘분 곡우 등등)가 들어있지 않은 달
이라 하여, 규칙에 따라 이름을 붙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중월(無中月)이 되어 이름이 없는 달은, 바로 앞 달의 이름을 다시
쓰게 되는데, 이걸 우리가 윤달이라고 부르는 거지요.
금년의 음력 3월 30일의 중기가 곡우여서 해당 삭망월이 3월이 되지요.
그런데 그 다음 중기인 소만이 다음 삭망월 기간인 30일 이내에 없습니다.
그래서 무중월(無中月)이 되어 달 이름을 얻지 못하고, 앞 달의 이름을 빌어
윤3월이 된 거지요.
옛사람들은 이렇게 생긴 윤달은 귀신이 모른다고 하여, 아무 일이나
저질러도 해코지할 귀신이 없다 여겼답니다.
금년 윤 3월에는 껄끄러워서 미뤄뒀던 온갖 일, 마음 놓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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