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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여행

Romance_y_ 2025. 7. 7. 17:53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를 보러 떠났다.

연길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좀 선진스럽지 않은 상황들이 계속 내 앞에 펼쳐졌다. 입국 수속, 국제공항 답지 않은 스케일과 화장실, 익숙치 않은 북한식 한글 등... 

조선족인 가이드가 연변 자치주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해주었다. 점점 조선족 인구가 줄고 있어서 간판도 전에는 한글 먼저 쓰고 한자를 병기했었는데 지금은 역전되었으며 앞으로 수년 후에는 한글간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무서운 얘기도...

연변은 행정구역상 길림성의 조선족 자치주를 칭하는 것이며 이 중 연길시, 도문시, 용정시, 안도현의 이도백하에 발을 딛게 되는 여정이다.

 

도문시의 두만강 공원, 우리 동네 성내천 만한 두만강 건너 북한이 보인다. 가이드가 북쪽 사진 찍는 것과 두만강변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주의를 단단히 준다. 멀리 있는 건물벽에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가 붙어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인다.

 

다음으로는 용정시 명동마을의 윤동주 생가로 향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조선족 시인이라 한다고 한다. 이 곳에서 태어났으니 지금으로 치면 교포 2세인 건가? 넓고 정갈한 한옥 곳곳에 시를 새겨넣은 돌들이 있었고 기념관에는 일대기와 교복 등 유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몇년 전 '동주'란 영화를 보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났다.

 

'용정' 지명의 유래가 된 우물에도 갔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의 박해를 피해 머나먼 만주 벌판으로 와서 정착한 곳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해란강' '일송정'을 지날 때 가이드가 가곡 '선구자'의 가사를 읊어주었다. 울 아들에게 이 가곡을 아냐 물어보니 처음 듣는단다. 울컥하는 나와 달리...

 

백두산을 가기 위해 들러야 하는 마을인 이도백하의 온천호텔에 숙박하였다. 생각보다 온천의 규모나 퀄리티가 좋아서 적극 이용했다. ㅋ

 

2일차 코스는 백두산 서파코스~ 아침 일찍부터 셔틀 정류장으로 가서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줄을 서서 셔틀을 타고 서파입구에 도착했다. 144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니 정상에 도착했다. 드디어 실물로 영접하는 천지의 모습!!!  신비롭고 묘했다.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랄까?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 여유로운 인증샷은 불가능했다. 눈에도 담고 사진으로도 담고 동영상으로도 담고....

 

 

3일차 백두산 북파코스~ 간밤에 비가 좀 왔고 살짝 비가 오는 듯해 불안한 맘으로 시작했다. 오늘도 비장한 각오로 줄을 서서 셔틀을 타고 북파 입구에 도착앴다. 서파에 비하면 조금만 걸으면 되어 훨씬 수월했다. B코스 먼저 올라가 영접한 천지의 모습! 어제와 많이 달랐다. 훨신 장엄해보였다. 어제 서파는 평온한 평지 느낌이었고 북파는 장엄한 바위 사위로 웅장한 모습이었다. A코스에 가보니 B코스 보다 더 큰 바위에 가려 천지의 시야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B코스로 가보니 안개가 끼기 시작했고 잠시 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천지를 못 볼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셔틀을 갈아타고 비룡폭포로 향했다. 천지물이 흘러 내려오는 곳~ 온천지대를 거쳐 맞이한 폭포는 나의 생각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 얼마전 갔던 미서부의 자이언 캐년, 요세미티 폭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규모와 장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연길시로 와서 부르하 강변을 산책하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백두산 천지를 볼 수 있는 코스는 동서남북 4개인데 이중 동파만 북한에 속해있고 나머지는 다 중국에 속한다.

암튼 두번의 코스 모두 볼 수 있게 허락해 준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감사한다. 그리고 동파를 통해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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